작은 것 하나이자만
안소연
집 앞 산책로
돌 틈과 틈 사이에 피어난 꽃이
아련하게도 특별하게도 보이는 날
화분에
아무렇게나 놓아둔 작은 돌멩이
꽃보다 더 눈길이 가는 날
모래 해변
많은 조개껍데기 중 눈에 띄는 하나
집에 꼭 가져가고 싶은 날
비 오는 날
우산 끝 떨어지는 빗방울에
자꾸만 집중하게 되는 날
작은 것 하나이지만
커다란 의미로 이루어 지는 날
매일 지나치던 것이
유난히 눈에 가득 담기는 날
안소연 시집 '시간의 언덕을 넘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