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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이웃의 즐거움 ㅣ 같이 지내는 것의 의미
작성자 : 목동실버복지문화센터   작성일 : 2021-01-06   조회수 :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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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이웃의 즐거움

참여자가 나 자신을 알아보고, 평범한 하루를 달리 바라봄으로써 
삶의 전반적인 만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 대상 글쓰기 강좌를 열었어요. 
40대 여성분들이 많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나'로부터 시작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참여자가 양천구 목동에서 살며, 바라보며 느낀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2020년 12월)







 


같이 지내는 것의 의미, 차유미 


남편이 다니는 회사의 재택근무 방식이 확정되었다. 

두 개의 근무조로 나누어, 3일은 근무하고, 그 다음 3일은 쉬기로 했다 한다. 

집에서 서류 작업할 일은 따로 없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비상사태에 남편의 눈이 항상 휴대폰에 가 있다. 

아, 물론 폰게임을 할 때도 있지만.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로 다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 가족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살짝 뜨끔하다. 

우리도 아침, 저녁 잠깐 얼굴만 보다가 갑자기 집 안에 갇힌채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니,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남편과 나는 나름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결과에 따라 20평도 채 안되는 집이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낮에 책을 읽고 있을 땐 남편의 휴대폰 볼륨 소리를 낮춰 달라고 말하는데, 소리가 작으면 재미가 없다는 걸 알기에 

말하기 조금 미안하기는 하다. 하지만 괜히 불편한 걸 참다 엉뚱한데 화풀이를 할까봐 그전에 미리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부탁을 한다. 

오히려 참지 않고 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감정이 쌓이지 않아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분위기로 시작한 대화임에도 안 좋게 끝나는 경우도 있다. 

미래는 불안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갈 데도 없으니 더더욱. 

서로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배려를 한다는 건 그동안 주말에만 함께 지낼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어제는 밤에 같이 영화를 봤다. 초능력자들이 악당을 물리치고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초능력을 이용해 미래를 바꾸는 내용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는 남편에게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냐고 물었다. 

남편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조정해 돈을 얻어내겠다고 했고, 나는 그건 범죄라고 비난했다. 


"나라면 그냥 치유능력을 갖겠어. 다른 사람도 치유하고 돈도 벌면 좋잖아." 

남편은 그렇게 돈을 벌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초능력에 인내심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과 그 선택에 대해 웃으며 다음에는 어떤 영화를 볼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함께 영화를 볼 시간이 많아지고 이야기를 계속 나누어야 한다면, 서로의 말 한마디가 답답한 현실에 웃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환하게 웃건 씁쓸하게 웃건 마지못해 웃건, 우리가 같이 지내는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을 지나서 

지금은 서로의 침묵조차 다정한 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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